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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있는 용제 (2) 헵탄과 헥산 편

안녕하세요, 블로그 지기입니다. 지난 ‘너의 이름은 – 용제’ 편에서는 조카의 낙서도 마법처럼 지워주는 ‘용제’와 용제로 흔히 쓰이는 ‘탄화수소’에 관해 알아보았는데요, 오늘은 탄화수소 용제 중 헵탄헥산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다양한 화학제품과 만나 케미를 이루며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용제, 그 두번째 이야기. 헵탄과 헥산에 대해 알아보러 함께 떠나볼까요?

 

 

01

이름으로 유추해보는 헵탄과 헥산의 생김새

   

 

헥산과 헵탄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이름 속에 힌트가 있는데요,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던 탄화수소(CnH2n+2)의 명명법을 다시 꺼내보겠습니다. 

헥산(Hexane)은 6을 나타내는 수사 ‘hex(a)-’에 포화 탄화수소를 나타내는 어미 ‘-ane’이 결합되어 탄소들끼리 단일 결합으로만 연결된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탄소 원자(n)가 6개, 수소 원자(2n+2)는 14개로 이루어져 있겠군요. 

마찬가지로 헵탄(Heptane)은 7을 나타내는 ‘hept(a)-’가 있으므로 탄소 원자 7개가 직선으로 나열되어 있고(-ane), 수소 원자 16개가 결합된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헥산의 분자식은 C6H14, 헵탄의 분자식은 C7H16로 탄소가 일렬로 나열되어 있으면서 맨 처음과 끝의 탄소에는 수소가 3개씩, 중간에 배열된 탄소에는 수소가 2개씩 연결되어 있는 구조랍니다. 

 

 

02

같은 듯 다른 이성질체와 질서 정연한 노말 사슬 구조

  

 

원자의 종류와 개수가 동일해 같은 분자식을 갖고 있지만 배열된 순서나 구조가 서로 다른 경우를 ‘이성질체’라고 하는데요, 구성 요소가 같아도 구조가 달라지면 성질이 전혀 달라질 수 있답니다. 비슷한 듯, 성격이 다른 대한, 민국, 만세 삼둥이들처럼요. 

탄소 원자들끼리 사슬 구조에 따라 한줄기로 쭉 이어진 모양은 ‘노말-(n-)’, 곁가지로 갈라진 것은 ‘이소-(iso-)’‘네오-(neo-)’ 등의 접두사를 붙여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탄소 5개의 ‘펜탄’의 경우 분자식은 모두 C5H12로 동일하지만 골격에 따라서 노말펜탄, 이소펜탄, 네오펜탄이 있습니다. 끓는 점도 다르고 상온에서 존재하는 형태도 다르지요. 이렇게 이성질체는 분자식만으로 정확하게 나타낼 수 없습니다.

‘헵탄’은 이성질체가 총 9개로 알려져 있고 그 중 7개가 석유에 존재하는데요, 일직선의 ‘노(르)말 사슬 구조’를 갖는 것을 ‘노말헵탄’이라고 합니다.

‘헥산’은 5종류의 이성질체가 존재하고 기준이 되는 노말 사슬 구조를 ‘노말헥산’이라고 합니다.

 

 

03

일상 속 숨은 헵탄과 헥산 찾기!

   

 

용제로서 헵탄은 비슷한 비점을 가진 이성질체들이 혼합된 용액으로 보통 산업 공정에서 세척제, 자전거 등의 체인에 끼인 기름때를 제거하는 디그리셔 등으로 사용됩니다. 

특히나 노말헵탄의 함량을 99% 이상으로 추출해내는 고순도 노말헵탄은 신발 밑창 등에 쓰이는 합성고무를 만들 때나 자동차, 전자 제품의 자재 원료가 되는 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를 생산할 때 활용됩니다. 또한 OLED의 디스플레이 코팅 공정, 제약 성분의 추출제로도 쓰이기 때문에 제약, 전자 산업의 지속적 성장세와 더불어 매년 고순도 노말헵탄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대표적인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이지요. 

노말헥산은 주로 접착제나 페인트 제조 공정에 쓰이거나 가구·가죽 및 정밀 기기의 산업용 세정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또한, 콩 안에 든 기름 성분을 추출하고 정제해 식용유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답니다.

헥산과 헵탄은 이렇게 생활 전반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데요, 탄소 1개 차이임에도 독성에는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헥산의 경우 인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중추신경에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헵탄 역시 독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헥산에 비해 그 정도가 미미할 뿐더러, 끓는점도 헵탄(69℃)에 비해 더 높아(98℃) 증기로 노출되는 양이 적기 때문에 작업자 입장에서는 훨씬 안전합니다. 그래서 헵탄은 헥산의 대체 용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04

독자적 SMB 공법으로 고순도 노말헵탄 생산기술 선진화 

   

 

헵탄은 여러 형태의 이성질체가 혼합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노말헵탄을 고순도로 분리해내는 작업은 일반적인 증류 방법으로는 어려워 고도의 기술력과 설비가 필요합니다. 높은 기술 진입장벽 때문에 선진국의 소수 기업만이 노말헵탄을 생산할 수 있었죠. 

한화토탈에서는 지난 2018년, 5년 간의 연구 끝에 SMB(Simulated Moving Bed) 공법을 자체 개발해 헵탄 생산에 성공하면서 기술 국산화를 이뤄냈습니다. SMB 공법이란 흡착과 탈착을 반복하면서 나프타 분해 부산물 가운데 효율적으로 노말헵탄만을 분리해 내는 기술입니다.  

한화토탈이 독자적인 생산기술을 보유하게 되면서 국내에서도 고품질의 헵탄 제품을 안정적으로 자체생산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번 <너의 이름은> 시리즈에서는 화학 산업의 기반이 되는 용제와 헵탄, 헥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 존재가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용제는 어떤 물질을 특정 목적이나 용도에 맞게 변화시켜 우리 삶 곳곳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신발을 신거나, 겨울용 모직코트를 세탁할 때, 프린터로 인쇄를 하거나 식용유로 요리를 할 때, 그 안에 담긴 용제의 존재를 한번 더 생각해주세요! 

 

▶<너의 이름은> 용제, 탄화수소가 궁금하다면? :

 

[너의 이름은]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있는 용제 (1) 탄화수소 편

사랑스러운 5살 조카가 오랜만에 집에 놀러 왔습니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조용한 분위기 속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갑니다. 방에 들어온 순간, 큰맘 먹고 산 실크 셔츠에 볼펜으로 그림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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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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