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차디찬 겨울바람과 함께 돌아온 블로그 지기입니다. 따끈따끈한 붕어빵과 군고구마, 호빵 등 맛있는 겨울 간식은 너무나 반갑지만, 추워서 밖에 나가기는 꺼려지는 12월이네요.
하지만 우리에겐 겨울을 책임져주는 패션 아이템이 있죠! 바로 패딩인데요. 패딩(padding)은 ‘채워넣기, 메우는 것’을 뜻한답니다. 오늘은 패딩의 속을 채우는 다양한 충전재에 대해 알아볼텐데요. 패딩의 속내를 파헤치러 떠나볼까요?
01
새의 솜털로 따뜻하게, 다운 패딩
추운 겨울, 조끼부터 기장에 따라 숏패딩, 롱패딩까지 다양한 종류의 패딩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폭신한 패딩, 그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온도를 보존하고 쿠션 효과를 위해 패딩에 들어가는 소재를 ‘충전재’라고 합니다. 패딩의 충전재로는 천연소재와 인공소재가 있는데, 천연소재로는 다운(down)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다운은 ‘새의 솜털, 부드러운 털, 잔털’을 의미하죠. 주로 거위나 오리의 깃털을 가공한 우모(羽毛)가 사용되는데, 왜 거위나 오리의 깃털을 사용할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패딩에 사용되는 깃털은 새의 솜털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닭과 같이 육지 위에 사는 새(육조류)는 오직 깃털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깃털은 억세서 충전재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물가에서 사는 새(수조류)는 체온 유지를 위해 목과 가슴, 겨드랑이 부위에 솜털이 자랍니다. 많고 많은 수조류 중 오리와 거위는 사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수적으로 깃털을 얻기가 쉽습니다. 따라서 패딩의 충전재로 오리와 거위의 털을 사용한답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새의 털을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동물 학대의 논란이 있어 최근에는 인공 충전재로 만든 패딩을 입는 경향이 있는데요, 다운을 대신해 추운 겨울을 책임지는 다양한 인공 충전재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02
초극세사 기술의 결정판, 신슐레이트
아무리 따뜻한 패딩이라도 부피가 크고 무거우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일상생활이 불편하겠죠? 미국의 한 회사가 개발한 신슐레이트(thinsulate)는 ‘Thin(얇은)’과 ‘Insulate(단열)’가 합쳐진 단어인데요. 그 이름처럼 가벼움과 보온력,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습니다.
신슐레이트는 폴리에스터(Polyester) 소재의 매우 가는 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세섬유들을 특수하게 결합한 초극세사를 겹겹이 쌓아 경계층을 만들고, 그 층 사이에 공기를 가둡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기층은 우리 몸의 열기를 붙잡아두고, 외부로부터 찬 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차단하죠.
주로 방한용 옷이나 등산화에 사용되는 신슐레이트는 보온성은 물론이고, 다른 소재들에 비해 얇고 가볍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천연 충전재인 오리털과 비교하자면, 같은 두께일 때 신슐레이트 소재가 1.5배 더 따뜻하다고 합니다.
달을 향한 인류 첫 발걸음! 신슐레이트는 닐 암스트롱이 신었던 부츠의 소재로 쓰여 위대한 순간들을 함께했습니다. 대기가 거의 없어 영하 150도에 달하는 달 표면의 극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사용되면서 유명해지기도 했죠.
03
합성 솜의 대명사 프리마로프트
극한의 훈련으로 유명한 미국의 해병대! 프리마로프트는 미국 해병대가 사용하는 소재로 알려져 있는데요. 기존의 다운은 습기에 취약했기 때문에 미군의 요청으로 관리가 편한 프리마로프트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합성 솜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프리마로프트는 역시 폴리에스터 기반의 초미세 섬유로 부드럽고, 염소의 연한 털을 사용하여 만든 캐시미어 섬유보다 더 가늘다고 합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신슐레이트와 같은 원리로 공기층을 형성하여 온도를 잡아줍니다.
프리마로프트의 가장 큰 장점은 방수 기능이 탁월한 것인데요. 다운은 물에 젖으면 단열 능력을 잃습니다. 또한, 보통 보온재가 젖으면 공기층이 사라지기 때문에 보온성이 떨어지는데요. 프리마로프트의 섬유는 발수 기능과 표면 장력을 만들어내는 힘이 뛰어나서 물을 잘 흡수하지 않고, 보온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촘촘한 미세 섬유가 물의 표면 장력을 극대화해 물의 유입을 막아주는 것이죠.
04
태양의 힘을 담은 솔라볼
앞서 소개해 드린 신슐레이트와 프리마로프트는 모두 천연 충전재인 다운의 성능을 모방하는 형태의 인공 충전재였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알아본 것들과 달리 햇빛을 받으면 스스로 열을 내는 신기한 소재가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신소재 충전재인 솔라볼입니다.
태양에서 전달되는 태양광의 파장 안에는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 등이 있는데요. 이 중 파장이 가장 짧은 근적외선은 솔라볼 안의 나노 화학적 물질과 반응하면 그 입자가 진동하고 충돌하게 됩니다. 그 반응으로 솔라볼은 스스로 열을 내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태양이 없는 밤이나 실내에서는 솔라볼 충전재가 열을 낼 수 없지 않을까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는 전자기파의 일종인 원적외선을 방출하는데, 우리 몸에서 나오는 원적외선도 솔라볼 나노 화학적 물질과 반응하여 진동을 일으키고, 열을 낸다고 합니다.
또한, 앞부분에서 섬유 속 공기층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솔라볼은 일반 충전재에 비해 공기 함유량이 많아 보온력이 더 좋다고 합니다. 실제로 같은 양의 햇빛을 받았을 때 오리털보다 온도가 높게 나왔다고 하네요.
오늘을 추운 겨울을 맞이하여 겨울철 필수 아이템인 패딩의 속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인공 충전재는 천연으로 된 충전재보다 보온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는데요. 요즘에는 그 기능에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패딩을 고를 때 디자인뿐만 아니라 충전재에 따른 기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라며 다음에는 더욱 흥미로운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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