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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LOG

[너의 이름은]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있는 용제 (1) 탄화수소 편

 

사랑스러운 5살 조카가 오랜만에 집에 놀러 왔습니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조용한 분위기 속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갑니다. 방에 들어온 순간, 큰맘 먹고 산 실크 셔츠에 볼펜으로 그림을 그린 채 웃고 있는 조카의 얼굴. 이때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1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크게 혼을 내준다.
 2번 눈물을 머금고 새 옷을 한 벌 더 산다.
3번 조카와 손잡고 물파스를 사러 나간다. 

3번을 선택한다면, 돈도 적게 들고 조카와의 관계도 지킬 수 있겠죠? 볼펜이 묻은 옷감 뒤에 휴지를 댄 후 물파스를 꾹꾹 눌러주면 옷에 묻은 볼펜 자국이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물파스가 볼펜 잉크를 녹여 없애주는 ‘용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요. 이번 ‘너의 이름은’ 시리즈의 주인공은 바로 물질을 녹이는 ‘용제’입니다.

 

 

01

모든 화학산업의 기반이 되는 용제

   

 

용제란 ‘물질을 녹이는 데 쓰는 액체’로 학문적으로는 ‘용매’, 공업적으로는 ‘용제’로 통용해 쓰곤 합니다. 이때 용제에 녹는 물질을 ‘용질’이라고 하는데 양이 많은 쪽이 용제, 적은 쪽이 용질이 됩니다. 위의 사례를 예로 들면 볼펜 잉크는 용질, 물파스는 용제가 되는 것이죠.  

용제는 화학산업의 필수 요소인데요, 우리 실생활에서 참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우선, 오염물질이나 얼룩을 녹이기 때문에 세정제나 제거제로 사용됩니다. 요즘 필수 방역품인 손 세정제나 매니큐어를 지우는 아세톤, 페인트와 페인트를 희석하거나 지우는 시너 등이 있습니다. 옷의 형태나 색감이 손상되기 쉬운 직물을 세탁할 때 쓰는 드라이클리닝 용제도 있고요. 잉크가 종이에 착색된 후 번지지 않도록 점도를 유지하게 하기 위한 인쇄용 잉크에도 모두 용제가 쓰입니다.

 

 

02

현대 사회의 주요 에너지원이자 용제로 쓰이는 ‘탄화수소’

  

 

이렇듯 우리 일상 속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용제는 종류만 해도 수천 가지가 넘는데요, 끓는점에 따라, 극성 유무나 용해도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는 ‘화학구조’를 기준으로 나누는데, 탄화수소류, 알코올류, 에스테르류, 에테르류, 케톤류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중 우리 삶에서 가장 널리 쓰이면서도 친숙한 용제는 탄화수소류가 많습니다. 탄화수소란 탄소와 수소로만 이루어진 유기 화합물로 대표적인 탄화수소인 석유는 땅에서 나는 천연 액체 탄화수소입니다. 탄화수소는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주요 에너지원인 동시에 용제로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기 때문에 오늘은 탄화수소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03

탄화수소와 친해지길 바라!

   

 

탄화수소는 원자의 결합 구조에 따라 ‘지방족’‘방향족’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먼저 방향족은 비교적 규칙적인 형태로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이 교대로 반복 연결된 육각 고리를 포함하고 있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벤젠이나 나프탈렌 등이 있습니다.

 

지방족은 방향족성 고리가 없는 나머지 모든 탄소 화합물을 말합니다. 지방족 탄화수소는 분자 구조의 골격이 되는 ‘탄소’들이 결합된 모습에 따라서 선 형태의 ‘사슬형’과 n각형 형태의 ‘고리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단일결합(-)으로‘만’ 이루어진 ‘포화 탄화수소’와 이중(=) 혹은 삼중(≡) 결합이 포함된 ‘불포화 탄화수소’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 중 탄소가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슬 형태이면서 단일결합으로만 이루어진 포화 탄화수소 군집을 ‘파라핀계 탄화수소’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분자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CnH2n+2

파라핀계 탄화수소 중 가장 간단한 형태로, 탄소가 1개(n=1)인 메탄(CH4)에서부터 시작해 ‘메탄 계열 탄화수소’라고도 합니다. 

 

▶방향족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육각형 고리로 엮인 석유화학의 기초 유분, 방향족 화합물!

안녕하세요, 한화토탈 블로그 지기입니다! 오늘은 석유화학에 사용되는 물질 중 ‘방향족(aromatic compounds)’이라는 이름으로 분류되는 물질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방향족 화합물들은 여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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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오탄이, 육탄이, 칠탄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다

   

 

탄화수소는 이름만 들어도 탄소 원자가 몇 개이고, 원자들끼리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답니다. 이는 IUPAC(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의 명명 규칙을 적용해 이름이 지어졌기 때문인데요.

탄소 원자의 개수에 따라 접두사를 붙이고 탄소의 결합 형태에 따라 어미를 붙입니다. 단일결합으로만 이루어졌다면 어미 ‘-ane’, 이중결합을 포함하고 있다면 어미 ‘-ene’, 삼중결합을 포함하고 있다면 어미 ‘-yne’이 붙게 되는데, 파라핀계 탄화수소는 사슬 모양이면서 단일결합으로만 이루어진 포화 탄화수소이기 때문에 ‘–ane’이 붙게 됩니다. 

단, 탄소 원자수 1부터 4까지는 관용적으로 써오던 고유 이름을 사용하고, C5 이상부터 이 방식을 적용해 ‘펜탄, 헥산, 헵탄’ 등으로 불린답니다. 


오늘은 화학산업의 기초 제품으로 생활 전반에 활용되는 용제와 용제 중 가장 흔하게 쓰이는 탄화수소의 종류와 명명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너의 이름은> 다음 편에서는 탄화수소류 중 ‘헵탄’과 ‘헥산’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볼 건데요, 곧 올라올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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