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겨울바람 때문에~ 안녕하세요, 블로그 지기입니다. 새해가 밝았지만, 추위는 여전한 겨울입니다. 여러분은 이 추위를 막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시나요?
바람도 불고 눈도 내리는 겨울에 외출하기 위해서는 장갑이나 내의같은 겨울 의류를 필수로 입어야 하는데요. 그렇다면, 겨울 의류는 어떤 소재로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양털에서 얻는 ‘울’이나 솜에서 추출한 ‘면직물’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으실텐데요. 알고보면 겨울 의류에는 화학을 이용한 다양한 합성 섬유들이 많이 사용된답니다! 저와 같이 알아볼까요?
01
스키 탈 때, 등산할 때 손이 시리면?
한겨울에도 건강을 챙기려면 운동을 해야겠죠. 겨울의 대표적인 스포츠 ‘스키’나 눈 덮인 산을 오르는 ‘등산’ 같은 활동에 장갑은 필수인데요. 그렇다면 이 장갑들은 어떤 소재로 만들어지는 걸까요?
겨울철 운동 장갑 소재로 가장 유명한 것은 테프론과 라이크라를 섞은 기능성 장갑입니다. 테프론은 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Tetrafluoroethylene)이라는 합성수지를 첨가중합*시켜 얻은 폴리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PTFE, Polytetrafluoroethylene)으로 만든 섬유입니다. 한 개의 탄소에 두 개의 플루오린이 붙은 구조가 사슬처럼 엮여있는 화합물이죠. 미국의 섬유 회사 듀퐁사가 개발했답니다.
이 소재는 내화학성이 강한 수지를 사용해 쉽게 녹지 않고 열에 강합니다. 내구성이 강해 우주복의 외피에도 사용되었으며 프라이팬을 코팅하는 데도 사용되었습니다. 게다가 플루오린 성분 때문에 표면 에너지가 낮아 이물질이나 물조차도 겉면에 잘 묻지 않죠. 이 방수성 덕분에 테프론은 고어텍스라는 기능성 의류로도 만들어졌습니다.
테프론의 단점은 신축성이 부족하다는 것인데요. 잘 늘어나지 않고 한번 늘어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테프론으로 의류를 만들 때는 ‘라이크라’를 섞습니다. 라이크라는 고탄성 우레탄 섬유인 스판덱스의 상표명으로 굴곡성이 높고 신축성이 좋은 소재입니다. 보통 속옷같이 얇고 잘 늘어나야 하는 의류에 사용된답니다.
스판덱스는 폴리에테르와 메틸렌디페닐이소시아네이트를 중합하여 용융방사*해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판덱스는 고무줄의 3배 강도를 내고 원래 길이보다 5배, 많게는 8배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라이크라(스판덱스)의 단점은 열이 가해지면 탄성이 변한다는 것인데요. 내열성이 강한 테프론과 신축성이 강한 라이크라는 상호보완적인 소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테프론/라이크라 장갑은 골프 장갑이나 등산 장갑, 스키 장갑으로 많이 쓰입니다.
*첨가중합 : 이중 결합 또는 삼중 결합을 갖는 단위체가 첨가 반응을 반복하여 거대한 중합체를 형성하는 반응
*용융방사 : 나일론·폴리에스테르·폴리올레핀섬유 등 화학합성 섬유 제조에 사용되는 방사법으로 원료 고분자를 가열·녹이고, 방사 노즐을 이용해 공기 중에 뿌리고 냉각, 고체화시켜 섬유를 형성한다.
02
추운 겨울에도 스마트폰은 포기 못해
추운 겨울 꼭 필요한 장갑, 그런데 장갑을 끼면 스마트폰 터치가 안 돼서 불편함을 겪은 적 있으시죠? 그 이유는 바로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이 변화했기 때문인데요. 초기의 스마트폰은 스크린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인 ‘감압식 터치 센서’가 탑재되었지만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은 모두 ‘정전식 터치 센서’를 달고 있답니다. 정전식 터치 센서란 스크린에 흐르는 미세 전류에 손가락이 닿으면 전류가 이동하면서 이 반응을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니 장갑을 끼게 되면 장갑이 전자의 흐름을 방해하면서 터치가 잘되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발명된 것이 바로 스마트폰용 장갑입니다. 스마트폰용 장갑은 전도성 실을 섞어 만든 장갑인데요. 직접적으로 터치를 하는 손가락 부분에 전도성 실이 섞여 있답니다. 이 전도성 실은 금속 소재를 실처럼 얇게 만든 뒤 폴리에스테르 소재와 섞어 만듭니다. 손가락의 전류가 전도성 실을 타고 장갑 밖의 스마트폰까지 도달하는 거죠. 폴리에스테르는 내구성이 강하며 흡습성이 없어 금속성 실과 엮기에 좋은 소재입니다. 열에 약하지만, 주름이 잘 가지도 모양이 쉽게 변하지도 않죠.
그리고 앞서 소개한 테프론을 코팅해 가공해서 만든 폴리에스테르 섬유도 존재합니다. 탄소를 지닌 테프론을 가공하고 금속 등의 전도성 물질을 섞어 섬유 자체가 전기 전도성을 갖게도 만들 수 있는거죠.
03
스타일도 살리고 발열도 되는 내의
추운 겨울 장갑만큼 중요한 의류는 바로 내복입니다! 올라가는 난방비에 ‘내복 입기’는 필수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옷맵시를 살리면서도 보온성을 두루 갖춘 내복은 무슨 소재로 만드는 걸까요?
과거 가장 유명했던 내복을 꼽는다면 바로 빨간 내복을 들 수 있습니다. 빨간 내복의 시초는 아크릴계 섬유로 만든 엑슬란(Exlan) 소재인데요. 엑슬란의 재료 중 하나인 나일론은 신축성이 좋고 물에 젖어도 빨리 말라 속옷이나 내복의 주재료로 많이 사용되었답니다.
하지만 옷맵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에게 두꺼운 빨간 보온 내복은 외면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발열 내의랍니다. 발열 내의는 보온 내의와 다르게 스스로 열을 내는 성질이 있는데요. 이 중심에는 레이온이 있습니다.
영국의 섬유 회사 ‘코탈드스(Courtaulds)’가 개발한 섬유인 레이온은 비스코스 레이온, 혹은 비스코스라고 불리는 소재입니다. 레이온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비스코스 방식입니다. 나무에서 얻은 셀룰로오스에 강한 염기를 반응시키고 용액을 이황화탄소(CS2)로 처리해 황화유도체를 만들어냅니다. 이 물질을 후속 처리해 섬유로 만든 것이 바로 비스코스 섬유입니다.
비스코스 레이온의 특징은 흡습성입니다. 습기를 머금은 뒤 빨리 건조시키지 않는 것이 특징이죠. 일반적으로 우리가 추위를 느끼는 것은 수분인 땀이 공기 중으로 기화하면서 주변의 열을 함께 빼앗아가기 때문인데요. 레이온은 땀과 공기중 수분을 흡수해 운동 에너지를 떨어뜨리고 열에너지로 전환해 스스로 열을 낼 수 있답니다.
04
내구성과 가격을 모두 잡은 아크릴
마지막으로 살펴볼 겨울 의류는 바로 니트입니다. 보통 니트에는 울, 캐시미어같은 소재를 쓰는데 생산량이 한정적이어서 가격이 매우 높습니다. 또 관리가 어렵고 좀 벌레에 취약하죠. 이런 단점 때문에 생산되는 제품이 바로 아크릴 니트입니다.
아크릴은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이라는 유기화합물의 사슬 형식 중합체입니다. 아크릴로니트릴은 아세틸렌에 시안화수소를 첨가해 만드는데 프로필렌 원료를 합성해 제조하기도 합니다. 아크릴로니트릴은 용융온도가 높아 열을 가하면 녹기 전에 분해가 된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디메틸포름아미드·진한 질산 등을 용제로 사용해 용액 상태에서 섬유화합니다. 이 아크릴로니트릴을 80%이상 함유하면 ‘아크릴’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35%~80% 사이로 함유하면 ‘모다크릴’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니 옷 살 때 참고하세요!
아크릴의 가장 큰 장점은 울만큼 보온성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훨씬 싸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세탁도 쉽고 건조도 빨리 되며 곰팡이나 벌레에도 강하죠. 겨우내 입고 보관한 아크릴 니트는 좀 벌레를 먹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캐시미어만큼 부드러운 원단이 될 수도, 양모처럼 올록볼록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하니 쓰임새가 정말 무궁무진하네요!
과거에는 겨울철 의류로 목화를 이용해서 솜을 넣은 옷을 만들거나, 양털을 깎아 만든 양모 등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종이를 여러 겹 붙이거나 옷 사이에 짚을 넣기도 했죠. 그러나 시대가 바뀜에 따라 다양한 화학적 소재들이 등장했고 사람들은 더 이상 추위에 떨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히 겨울철 소재는 방한 뿐 아니라 방수, 발열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어 옷에 쓰이는 소재들은 현대 과학의 산물이 아닐 수 없겠죠! 이번 콘텐츠를 통해 겨울철 우리의 체온을 지켜주는 소재에 대해 더 알게 되셨나요?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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