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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LOG

올림픽 정신을 위한 화학 이야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이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여러 국가들의 외교 보이콧 선언,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무관중 경기 진행 등 시작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시끄러운 외부 상황 속에서도 각국 운동 선수들은 묵묵히 올림픽 출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강하게(Citius, Altius, Fortius)”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올림픽 정신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과학 원리가 동원된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훌쩍 다가온 인류의 메가 이벤트, 올림픽에 담긴 화학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01

꿈의 소재 탄소섬유

   

 

개막 D-1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는 성화봉 ‘비양’을 공개하였습니다. 은색의 ‘성화 케이스’는 얼음을, 붉은색의 ‘성화 연소통’은 불을 상징하는데 ‘높이 날아오르다’라는 뜻의 비양은 수소연료로 사용해 탄소 배출량이 ‘0’입니다.

또한 세계 최초 탄소섬유 성화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800℃의 고온에서 견디는 내화성을 지니면서 가볍고 견고하게 만드는 것이 과제였습니다. 이를 위해 중국 최대의 석유화학기업인 시노펙社의 연구팀이 3개월간 매달렸고, 마침내 탄소섬유와 폴리실라잔 수지의 복합소재로 만들어진 성화에서 불꽃이 피어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탄소섬유는 마찰과 충격에 강하면서도 가벼워 선수들의 경기복과 장비에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데요, 강한 충격이나 마찰에 노출되기 쉽고 분초를 다투는 초박빙의 스포츠 세계에서 기록을 단축하는 효자 역할을 합니다.

동계 종목에서는 대표적으로 봅슬레이의 썰매가 있습니다. 봅슬레이는 최고 시속이 150km까지 달하는 엄청난 속도를 내며 규정 상 선수와 썰매의 무게가 4인승 기준 630kg을 넘으면 안 되기 때문에, 철보다 10배 이상 단단하면서도 무게는 1/4에 불과한 탄소섬유가 제격입니다. 중국은 원래 봅슬레이 썰매를 수입해왔는데 이번에는 자체 개발해 제작한 썰매로 참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탄소섬유가 우주, 항공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만큼 중국운반로켓기술연구원(CALT)의 도움이 컸다고 하네요.

 

 

02

최상의 얼음을 위해 약산성 물, 250번 쌓아 얼리기

  

 

김연아 선수가 본경기 전 리허설 때 빙질을 테스트하기 위해 여러 동작과 함께 빙판을 가로지르던 모습, 기억하시나요? 얇은 스케이트 날로 얼음 위를 누비는 빙상 종목에서 빙질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때문에 모든 경기의 빙질을 총괄하는 얼음 전문가, 아이스 테크니션이 있어 경기 내내 최상의 얼음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이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라고 할 만큼 매우 세밀한 작업이 필요한데요, 우선 경기장 얼음을 만들 땐 물을 얇게 뿌려 0.2mm로 얼려 상태를 확인하고 그 위에 또 얇게 적층하는 과정을 250번 이상 반복해 완성합니다. 많은 양의 물을 한 번에 얼리면 산소가 많아져 얼음 강도가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pH 5.6~6.0의 약산성 물을 사용하는데 알칼리성 물에는 산소가 풍부해 공기층이 많아 얼음이 고르지 않게 얼기 때문입니다. 이때 일반 수돗물(pH 7.0)을 약산성화 시키기 위해 RO 시스템(Reverse Osmosis, 역삼투법) 을 이용한 화학 반응을 거치게 되는데요, 삼투와 반대되는 개념인 역삼투법은 용질의 농도가 큰 쪽에서 작은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으로 보통 물을 정수할 때 사용합니다. 역삼투법을 거치면 물에 용해되어 있던 염소 등 미네랄 성분이 걸러지면서 약산성을 띄게 됩니다.

얼음의 상태는 물의 산도, 온도뿐만 아니라 관람객 수와 경기장 바깥의 온도, 출입문 개폐율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는데요, 관람객이 내뿜는 열기와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가 빙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정수기에 쓰이는 역삼투압의 원리가 더 궁금하다면?

 

정수기 원리로 노벨상을 받았다? 반트호프의 법칙

안녕하세요, 한화토탈 블로그 지기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물! 깨끗한 물을 필요할 때 언제든 마시고,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사실 큰 축복인데요. 우리가 일상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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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올림픽은 과학적으로 설계된 훈련에서부터 시작된다

   

 

0.001초 차이로 승부가 달라지는 썰매 종목은 달리면서 출발하는 도약 구간이 경기의 관건인데요, 빠른 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내는 썰매 종목 선수들의 하체는 단거리 육상 선수와 비슷합니다. 대한민국에 썰매 종목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안겨준 윤성빈 선수의 강철 같은 기량 뒤에는 과학적인 훈련법의 도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몸의 근육을 이루는 근섬유에는 적근과 백근 두 종류가 있습니다. 적근은 산소를 수송하는 모세혈관과 산소를 저장하는 미오글로빈*이 잘 발달되어 있어 붉은색을 띠는데 지구력을 요하는 유산소성 장거리 운동을 할 때 사용되는 근육입니다. 백근은 상대적으로 이 비율이 적어 흰색을 띠며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해야 하는 무산소성 운동에 사용되는 근육입니다.

사람마다 적근과 백근의 구성 비율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데 적근이 잘 발달하면 지근 타입, 백근이 잘 발달하면 속근 타입이라고 합니다. 같은 훈련을 하더라도 지근형 선수는 속근형 선수에 비해 피로감을 크게 느끼면서 근육 생성도 잘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속근 타입의 경우는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지근 타입은 운동 강도를 70~90%가량으로 낮추고 운동 횟수를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평창올림픽 당시 전문 연구팀은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대표팀을 대상으로 속근과 지근 구성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ACTN3’ 유전자의 단일염기다형성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을 PCR 기법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유전자형을 파악해 지근형과 속근형에 따라 맞춤형 트레이닝을 시킨 것이지요.

* 단일염기다형성: 인간의 유전체를 구성하는 30억 개의 염기서열 중 개인의 편차를 나타내는 한 개 또는 수십 개의 염기변이. 이로 인해 외모와 체질, 성격, 약물 반응성 등에 차이가 생김.

 

선수들의 유전자 분석이 가능했던 PCR 기법이 궁금하다면?

 

눈물 찔끔, 코로나19 PCR 검사에 담긴 원리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 음성임을 안내드립니다.” 코로나 선별진료소를 찾아 눈물 찔끔나는 매움을 견디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자를 기다려본 경험, 한번쯤은 있으실 텐데요. 전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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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의 최민정·황대헌 선수, 피겨스케이팅의 유영·김예림·차준환 선수, 스켈레톤의 정승기 선수, 매스스타트의 정재원 선수 등 많은 기대주들이 출전해 베이징의 라이징 스타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평창 올림픽에 이어 2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컬링 ‘팀 킴’ 선수들의 반가운 출전 소식도 들려왔는데요,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열띤 응원과 함성으로 들썩일 것 같아 벌써 기대가 됩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높이 날아오를 대한민국 선수단의 스포츠 정신을 한화토탈 블로그지기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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