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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LOG

순간을 영원히, 아름다운 인생네컷을 위한 사진 필름의 과학

 

이번 여름, 혹시 레트로 감성에 흠뻑 젖어 보내지 않으셨나요? 90년대에 유행했던 노래들과 더불어 그때의 문화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네컷짜리 흑백 즉석사진기도 그 중 하나입니다.

디지털 사진과는 다른 매력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필름 사진! 사진 필름 속에 담긴 과학 원리에 대해 한 번 알아볼까요?

 

 

01

할로겐화은으로 빛을 사로잡는 카메라 필름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면 렌즈를 통해 모인 빛이 필름에 노출돼 고정되는데요. 필름의 할로겐화은(AgX)이라는 물질이 빛에 감광성을 갖고 있기에 가능합니다. 주기율표의 17족에 속한 플루오르(F), 염소(Cl), 브롬(Br), 요오드(I) 등을 할로겐 원소(X)라고 하는데요, 원소 크기가 매우 작아 성질이 매우 다른 플루오르화은(Ag2F, Ag2F2)를 제외한 염화은(AgCl), 브롬화은(AgBr), 요오드화은(AgI)을 할로겐화은이라고 합니다. 

할로겐화은에 빛을 비추면 할로겐 이온(X-)들이 빛을 흡수해 화학반응을 하는데요, 이때 할로겐 이온에서 떨어져 나온 전자가 상대적으로 에너지 준위가 낮은 감광핵으로 모입니다. 전자가 모인 감광핵은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전하(-)를 띄는데요, 할로겐화은 결정 속의 은 이온(Ag+)이 끌어당겨져 감광핵에 은 이온이 모이게 됩니다. 이렇게 빛이 닿아 화학반응을 일으켜 상을 맺게 된 부분을 잠상이라고 합니다. 이 상은 아직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데요, 현상약으로 환원시키면 금속 은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나 우리 눈에 보이는 사진상이 되는 것이죠.

 

 

02

휴대용 폴라로이드 즉석사진 필름

 

 

이번엔 폴라로이드 즉석사진 필름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암실에서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일반 사진과 달리, 즉석사진은 사진을 찍은 뒤 바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비밀은 필름 아래쪽 두꺼운 부분에 있습니다. 필름 아래쪽 두꺼운 부분에 현상 인화 정착액 주머니가 있어 현상과 인화를 한 번에 할 수 있답니다.

폴라로이드 즉석사진 필름 주머니에는 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이라는 물질이 들어있는데요, 사진현상제로도 쓰일 뿐만 아니라, 산화방지제, 미백화장품 원료로도 쓰이는 물질입니다. 폴라로이드 필름은 조금 두꺼운데요, 세 겹의 층을 나눠 각각 빛의 삼원색 RGB(Red, Green, Blue) 중 하나씩 반응하게 나눈 뒤 하이드로퀴논을 묻혀서 제작합니다.

즉석사진 필름에 사진을 찍으면 각 층이 빨강, 녹색, 파랑 빛에 따로 반응해 상을 맺게 되는데요. 필름이 카메라 밖으로 나오면서 필름 밑에 들어있는 현상 인화 정착액 주머니가 카메라 롤러에 눌려 터집니다. 필름 쪽으로 흘러 들어간 정착액이 필름에 묻어있는 하이드로퀴논과 반응하면서 정착반응이 일어나고, 현상과 인화가 동시에 진행돼 서서히 사진이 보이게 됩니다.

 

 

03

촬영·인화·현상을 한 곳에서 All-in-one, 

즉석사진기 촬영 박스

 

 

지하철, 길거리에서 보이는 즉석사진기는 필름을 이용하는 사진기들과는 조금 다른 원리를 활용합니다. 즉석사진 촬영 박스엔 필름이 없습니다! 대신 인화지에 사진을 직접 찍죠. 상이 숨어있는 인화지를 약품처리 탱크에 담아 상 정착 및 씻기를 마치면 사진이 완성됩니다.

즉석사진기의 원리는 어떻게 보면 폴라로이드 즉석사진 필름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즉석사진기가 폴라로이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사진을 현상하기 위해 약품처리를 하는 탱크가 따로 있다는 점입니다. , 폴라로이드는 일반 필름처럼 실제 모습과 명암이 다른 음화와, 실제와 똑같이 보이는 상인 양화가 둘 다 만들 수 있지만 즉석사진기는 양화만 만들 수 있습니다.

 

 

04

화장품으로 재탄생한 필름 속 콜라겐!

 

 

사진 필름에 대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 필름을 만들던 회사인 후지필름이 필름 재료를 활용해 화장품을 만든다는 소식, 알고 계셨나요? 필름에는 할로겐화은 말고도 핵심 원료로 콜라겐이 많이 쓰입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콜라겐은 탄탄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좋다고 알려진 성분이죠.

, 현상액에 쓰이는 하이드로퀴논 미백 화장품의 원료로도 쓰인다고 잠깐 언급하기도 했었습니다. 사진을 현상하고, 색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한 기술이 피부 미백과도 연결된다니 다양한 분야에 화학 기술이 적용되는 점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곧 민족의 명절, 추석이 다가옵니다. 연휴 동안 가족, 친구와 함께하면서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필름카메라 사진 혹은 즉석사진을 찍어 색다른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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