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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혼합물의 특성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긴 시간 동안 여기까지 따라오셨다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는 아주 간단하지만 실제 응용을 해볼 차례입니다. 오늘은 기본적인 두 개 성분에 대한 '증발기(evaporator)'를 설계해 볼까 합니다. 


증발기는 액체와 증기가 평형을 이룰 때 액체의 조성과 증기의 조성이 서로 다른 원리를 이용해서 물질을 분리하는 설비인데요. 주입된 두 물질의 혼합물을 각각 순수한 물질로 분리한다기 보다는 한번의 액상과 기상 평형을 이용해서 대략적으로 분리하는 것이라 이해하면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리의 이해를 위해 '안정된 연속식 증발기 (steady-state continuous evaporator)'를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정된 연속식이라는 조건을 두는 이유는 계산이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01

안정된 연속식 증발기의 원리

 


주전자 안에 A와 B의 혼합물을 채워 넣고, 이후 추가 주입 없이 계속 끓이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A가 B보다 증기 압력이 더 크다면 공비 혼합물이 아닌 이상 액체에 비해 증기에서 A의 조성이 더 크죠. 따라서 추가 주입이 없으면 끓는 동안 A가 더 빨리 날라가므로 주전자 안에 남아있는 액체의 조성은 시간에 따라 변하게 되고 점차 B가 더 많아져 버립니다.

 

여기에는 시간에 따른 계속적인 조성 변화가 있으므로 시간이라는 변수가 추가되고 계산도 훨씬 복잡해져 버립니다. 하지만 일정하게 계속 주입되는 연속식이라는 조건과 모든 조성이 안정되어 있다는 조건이 있으면 시간에 따라서 조성이 변하지 않으므로 시간 변화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조성도 고정된 변수로 계산이 가능하지요.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위 그림과 같이 단순한 형태를 띄게 됩니다.


A와 B의 주입물이 증발기에 들어와서 일정한 온도 조건하에서 증기와 액체로 분리되는 것을 모사한 형태이며 (당연히 증발기는 주어진 조건에서 증기와 액체가 평형을 이루도록 충분히 커야 합니다.) 이때 주입물은 f 의 양만큼 주입되며 주입물에서의 A 조성은 XA,F 입니다. 증기로 배출되는 양은 주입량의  a배, 액체로 배출되는 양은 당연히  (1-a) 이고 또한 증기에서의 A 조성은 XA,V 이며 액체에서의 A 조성은  XA,L 로 유지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02

증발기 조건과 분리비율에 따른 

액체와 증기의 조성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주입물의 양과 조성(f & XA,F)입니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증발기 온도(T)와  분리되는 양을 얼마로 하는가(af )에 따라 각각의 분리되는 조성(XA,V & XA,L)을 아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호들이 들어가서 좀 어려워 보인다고요? 천천히 각 기호의 의미를 생각해보세요. 그리 어렵지 않을 거에요.


이와 같은 관계에서 증발기로 들어온 A의 양은 증발기에서 나간 양과 동일해야 하므로 위의 [식 1]과 같이 전개할 수 있어요. 따라서 주입된 조성과 액상 및 증기의 분리 비율을 알면 주어진 조건에서의 평형 관계로부터 각각의 조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 용액을 이야기할 때 벤젠과 메틸벤젠의 혼합물은 라울의 법칙을 잘 따르는 대표적인 혼합물이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요. 벤젠(A)과 메틸벤젠(B)이 1:1의 몰비율로 섞인 주입물을 100℃의 증발기에 연속적으로 통과시켜 액상과 증기를 1:1의 몰비율로 분리하면 각각의 조성은 어떻게 될까요? 주입물에서의 A와 B의 양은 같으므로 XA,F 는 0.5에요. 액상과 증기도 각각 동일한 몰양으로 분리했으므로 a는 0.5지요. 


문헌에서 찾아보면 100℃에서의 벤젠과 메틸벤젠의 순수한 증기압은 대략 180kpa, 75kpa로 나와요. 따라서 100℃의 벤젠과 메틸벤젠의 부분 증기압력은 라울의 법칙에 따라 각각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라울의 법칙이 생각나지 않으면 이전 내용을 참고해주세요.

 

 

기상의 조성은 전체 증기압력과 부분 증기압력의 비율과 같으므로 다음과 같이 액상의 조성과의 관계로 나타낼 수 있답니다.

 

 

식[2]식[1]에 넣어주면 XA,L 에 대한 2차 방정식이 되고 XA,L 의 값의 범위가 0~1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해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A의 액상 조성 XA,L 은 약 0.39이고 기상 조성 XA,V  는 약 0.61로 구해집니다. 당연히 증기압이 높은 A의 조성은 액상보단 기상이 많겠죠.


이처럼 정해진 주입물의 조성으로부터(XA,F) 증발기의 온도(T)와 분리 비율(a)을 어떻게 조정하냐에 따라서 액상과 증기의 조성(XA,L XA,V)을 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증발기의 설계는 이러한 계산 과정을 통해서 원하는 목표의 분리 조성을 얻기 위해 필요한 증발기의 조건 (온도와 분리비율)을 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03

증발기의 설계

 


증발기를 설계할 때는 특정 온도에서의 기상과 액상의 평형 조성 그래프를 그려보면 실제로 큰 도움이 된답니다. 앞선 예에서 벤젠과 메틸벤젠 혼합물의 100℃의 평형 그래프를 그려보면 위와 같습니다.


 x축은 벤젠과 메틸벤젠의 혼합물에서 액상의 벤젠 조성을 의미하고 y축은 기상의 벤젠 조성을 의미해요. 그리고 실선은 두 상이 평형을 이루는 선이지요.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라울의 법칙을 따르는 이상 용액의 경우에는 해당 온도에서의 각각의 순수한 증기 압력만 알아도 실선을 구할 수 있죠. 식[2]와 같이 그래프가 그려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상 용액이 아닌 경우는 실험을 통해서 해당 온도에서 특정 액상의 조성과 평형을 이루는 실제 기상 조성을 측정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조성에서의 많은 측정값이 쌓여야 선을 그릴 수 있죠. 실제 많은 혼합물에 대해서 이러한 실험은 이미 진행되었고 문헌을 통해서 많은 경우를 찾을 수 있어요. 이렇게 액상의 조성과 이와 평형을 이루는 기상의 조성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크게 다음과 그림과 같이 4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먼저 (a) 경우는 전 조성에 걸쳐서 액상보다 기상에서 A의 비율이 더 많은 경우에요. 이는 공비 혼합물을 형성하진 않으면서 A가 B보다 증기 압력이 더 높은 경우입니다. (끓는 점은 B보다 A가 더 낮은 거죠.) (b)의 경우는 전 조성에 걸쳐 액상보다 기상에서 A의 비율이 더 적은 경우에요. 따라서 B의 비율이 더 많은 경우를 뜻합니다. B의 끓는점이 A보다 낮은 경우이고 이때는 A의 조성이 아닌 B의 조성을 기준으로 다시 그려서 (a)와 동일한 형태로 나타내는게 일반적입니다.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통용되는 약속이지요. 


(c)와 (d)는 특정 조성에서 역전이 일어나는 경우에요. 이때 특정 조성에서 y=x축을 지나게 되고 이 지점에서는 액상과 기상의 조성이 같아집니다. 바로 공비 혼합물이에요. (c)의 경우는 공비 조성보다 낮은 영역에서는 A가 기상에 더 많고 높은 영역에선 액상에 더 많아요. 따라서 최소 공비점을 갖는 혼합물을 의미합니다. (d)의 경우는 반대로 최대 공비점을 갖는 혼합물을 의미하지요.


다음 시간에는 ‘이상 증류탑 설계’에 대해서 알아보고 ‘상과 혼합물의 분리’라는 이번 대단원의 막을 내리려고해요. 증류탑도 원리는 오늘 익힌 증발기와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오늘 내용을 잘 이해하셨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거에요. 그럼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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