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hemiLOG

물과 알콜을 섞으면 몇 도에서 끓을까? - [상과 혼합물의 분리2]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순수한 물질의 상(phase)과 평형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순수한 물질을 알아보았으니 이번에는 혼합 물질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 차례입니다. 먼저 지난 시간에 다룬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물질은 각각 특정한 압력, 온도 조건에서 특정 상으로 존재한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늘은 상과 혼합물의 분리 그 두 번째, '혼합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01

혼합물의 분리

 

대기압 상태에서 물은 0~100℃에서는 물로 존재하고 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수증기로 존재합니다. 흔히 알코올이라고 부르는 에탄올은 순수한 상태로 대기압에서는 78℃를 넘어서면 기체로 존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물과 에탄올을 섞여 있으면 어떨까요? 

 

 

50℃의 물과 에탄올이 반씩 섞인 용액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여기에 서서히 일정하게 열을 가하면 어떻게 될까요? 물과 에탄올이 섞여만 있을 뿐 각각 순수한 물질처럼 거동한다 가정하면 위 그림처럼 될 거에요. 위 그림은 78℃에서는 에탄올만 끓기 시작해 에탄올이 전부 다 끓을 때까지 온도 상승이 없다가 에탄올이 다 기화되고 나서야 온도가 상승하고 이후 100℃에서는 물이 끓기 시작하여 물이 다 끓은 후 다시 온도 상승이 일어나는 걸 의미해요. 사실 이렇게 된다면 굳이 혼합물을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섞여 있다 한들 순수한 물질의 거동이 각각 나타나는 것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실제론 절대 이렇지 않답니다. 그래서 혼합물의 분리가 어려운 것이기도 하고요. 혼합물일 때는 순수한 물질과 달리 서로 간의 분자들도 각각의 분자 운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실제로는 위 그림과 같은 온도 변화가 일어나요. 그리고 대략 반씩 섞은 물과 에탄올 혼합물은 78~100℃ 사이 구간에서 순수한 물질이 아닌 에탄올과 물의 혼합물로 기화가 된답니다.


 

02

혼합물의 상호작용

 

 

각각의 끓는점 사이에서 혼합물이 끓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혼합된 물질 각각의 순수한 끓는점 중 낮은 온도 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또는 높은 온도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혼합물이 기화 되기도 해요. 심지어 물과 에탄올도 특수한 비율로 잘 섞으면 순수한 에탄올의 끓는점보다 미세하게나마 더 빨리 끓게 할 수도 있어요.

 

이러한 특수성은 혼합된 분자들의 친화도에 따라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혼합된 분자 간 반발력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보세요. 순수한 상태에서 끓는 것 보다 빨리 기체가 되어서 분자간의 간격이 멀어지고 싶을 거에요. 반대로 혼합물의 인력이 매우 강하다면 되려 기체가 되기 어렵겠지요. 그리고 이러한 특수성은 혼합된 양과도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분자들 간에 상호작용에는 인력과 척력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죠


 

03

혼합물의 상태를 결정짓는 요소

 

 

 

혼합물의 상태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요? 순수한 물질일 때는 온도와 압력이 결정적이었지만 혼합물일 때는 여기에 '조성'이라는 것이 추가됩니다. 조성이라는 것은 혼합물의 혼합 비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즉, 혼합물에서는 온도와 압력, 그리고 '혼합 비율'을 알면 상태가 결정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혼합물의 평형도 역시 특정 온도, 압력, 그리고 각 상의 특정한 조성으로 유지된답니다. 다시 말해, 같은 압력과 온도라도 혼합된 조성에 따라 끓는점과 어는점이 바뀔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앞선 예시에서 순수한 물질이 끓을 때는 온도가 바뀌지 않는 반면, 물과 에탄올의 혼합물을 서서히 가열할 때는 혼합물이 끓어 나오는 동안에도 왜 끓는 온도가 변하는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혼합물의 조성이 바뀌기 때문이지요! 끓는점처럼 평형 상태에서는 액체상과 기체상이 공존할 수 있지만 대개 액체상의 혼합 조성과 기체상의 혼합 조성이 같지 않아요. 

 

 

 

보통은 끓는점이 낮은 쪽이 더 기체가 잘 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항상 그런건 아니에요. 혼합물에서는 분자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특수성이 꽤 많습니다.) 앞선 물과 에탄올을 반씩 섞은 경우는 끓기 시작하면 물보단 에탄올이 기화되어 더 많이 날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기체상의 에탄올이 액체상의 에탄올보다 많고, 반대로 남는 액체상에는 상대적으로 물이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에 끓는점이 계속 바뀌면서 온도가 100℃에 다가가게 되는 것이랍니다. 어때요? 감이 오나요?

 

 다음 시간에는 이러한 혼합물의 평형을 더 자세하게 알아 볼 거에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관련 글 클릭해서 확인하세요!

☞ 고체와 액체, 기체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을까? - [상과 혼합물의 분리 1]

 

 

(글: 한화토탈 심상현 과장)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한화토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