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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人

한화토탈 엔지니어의 스위스 해외연수 적응기

 

점점 깊어지는 가을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요. 이번에 스위스에서 해외 연수를 받고 있는 엔지니어로부터 한 통의 소식을 받았답니다. 아름다운 알프스를 배경으로 찍은 인증샷을 보며 보내 온 사진에 바로 스위스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여러분께 한화토탈의 스위스 해외 연수 교육 프로그램과 생활 모습을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이번에 받은 스위스 연수 교육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화토탈 전기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엄기두 대리입니다. 이번에 저는 ABB라는 회사에서 전력계통보호와 관련된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ABB는 130년의 역사를 지닌 회사로, 전기전자와 관련된 다양한 산업용 제품을 생산하는 B2B 기업입니다. ABB 스위스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 전력계통 보호와 관련된 코스를 6주에 걸쳐 수강하고 있습니다.

 

기초 과목부터 송전선로, 발전기, 변압기 등 주요 전력기기의 보호 방법과 동작원리 등에 대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교육장소는 바덴이라는 마을인데 취리히에서 기차로 20분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로 이곳에 ABB, GE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상주해 있는데요, 작은 마을 같은데 실상은 우리나라의 판교(?) 같은 곳입니다.

 

 

Q

연수기간 중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01 아침 출근 준비
수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반~5시 정도까지 입니다. 저는 아침 7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30분정도 전날의 내용을 복습하거나 사전에 챙겨온 전공서적에서 관련된 내용을 찾아봅니다. 어려운 개념을 영어로 진행하다 보니 내용 전달에 한계가 있어 별도의 책으로 이해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02 오전 오후 교육 

연수를 받는 ABB Training 센터까지는 1.5키로 정도 거리인데, 대중교통 보다는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물가 탓에 웬만한 거리는 걸어야 하더라고요. 수업은 일반적으로 한시간 반씩 총 네 번이고 중간에 점심 시간과 쉬는 시간을 갖고 나면 다섯 시 좀 전에 수업이 끝납니다.

 

03 퇴근 후 집안일

퇴근해서 숙소에 오면 간단한 집안일부터 처리합니다. 청소, 빨래, 설거지, 장보기 등등.. 스위스의 물가 탓에 호텔이 아닌 레지던스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집안일을 직접 해야 합니다. 레지던스는 장기숙박을 할 경우 할인 폭이 커서 이 쪽을 선택했고 무엇보다 식사를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04 저녁 식사

스위스에서 외식을 할 경우 좀 저렴하게 끼니를 때웠다 싶으면 2만원(맥도날드 빅맥세트가 1.8만원정도, 스타벅스 커피가 9천원 정도), 그래도 분위기와 포만감을 만족시켰다 싶으면 최소 5~6만원의 비용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숙소에서 냉동 피자만 돌려 먹다가 요즘엔 파스타, 삼겹살, 스테이크 등등 점점 다양한 요리를 직접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면 저녁 7~8시 정도가 되는데 이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05 저녁 산책

숙소 바로 앞에 리마트라는 조그만 강이 흐르는데 강가로 산책을 나가 벤치에 앉아 해가 지는 풍경을 감상하곤 합니다. 하늘과 구름이 멋져서 노을이 멋질 때가 많더라고요. 누구라도 감수성이 촉촉해지는 시간일 겁니다. 스위스는 저녁 7시이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 뭔가를 하고 싶어도 이런 자연주의 생활 외에는 할 수 있는게 거의 없습니다. 

 

06 복습 및 리포트 작성

저녁 설거지를 하고 샤워를 한 후 잠자리 들기 전까지 그날 배운 내용을 정리합니다. 수업에서 받은 PDF 자료와 한국에서 가져온 책의 내용을 비교해 가면서 공부를 하고 간단한 리포트를 작성합니다. 수업 진도가 빠른 편이라 그날 배운 내용을 바로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날에도 영향이 있어 가급적 당일 배운 건 당일 복습을 합니다. 주중에 수업이 좀 일찍 끝날 경우에는 취리히에 나가 도시를 둘러보고 외식을 하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강의가 있다면?

 

 

발전기 보호 과목이었습니다. 발전기 보호는 전기설비 중에서 가장 어렵고 이해하기 까다로운 부분인데 강의 과정 중에 실제 소형 동기발전기를 조작해 가며 오류를 테스트 하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공장의 대용량 발전기는 항상 정해진 세팅값에 따라 운전을 하기 때문에 임의로 전류나 전압 값을 조작해 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로는 알아도 실제로 어떤 조작을 할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체득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록 소형이지만 실제의 발전기 전류를 조작해가며 계전기에서 어떤 값들을 픽업하고 트립을 시키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훨씬 이해가 깊어졌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ABB가 이런 제품 들을 직접 제조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교육 키트를 활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교육 기간 중,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다면

 

 

 

주말마다 스위스 곳곳으로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스위스 외 인근의 유럽도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스위스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여행지가 있어 스위스만 집중적으로 여행하고 있습니다. 스위스는 역시 산과 호수의 나라인 것 같습니다. 어딜 가나 멋진 산과 호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 위주로 융프라우, 마테호른, 몽트뢰의 라보 포도밭 등 매주 다른 곳으로 트래킹을 하고 있습니다. 
 

매번 경이로운 풍광에 놀라고 있습니다. 스위스는 철도가 놀랄 정도로 잘 발달해 있어, 어느 곳이든 기차가 안가는 곳이 없습니다. 누구라도 기차를 이용해서 쉽게 정상에 올라 풍경을 바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너 시간 정도 그 풍경을 보며 걸어 보길 추천합니다. 융프라우만 해도 수백 개의 트레일이 있는데, 트래킹을 하면서 풍경을 보면 순간순간 모습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데 정말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Q
1.5개월간의 연수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 각오를 들려주세요

 

 

업무를 통해서도 전문지식을 쌓게 되는데 어느 순간 업무를 통해 얻어지는 지식의 깊이는 한계가 있습니다. 스스로 호기심을 해결하면서 관련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해야 됩니다. 그런 면에서 지난 한 달간 학문적인 지식의 탐구에 집중한 것이 전기에 대한 깊이와 이해를 넓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근본적인 질문은 스스로 학습을 해서 해결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강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 또한 한계점이 있습니다. 학문적인 부분과 테크니컬한 부분의 교차점은 강의를 통해서 깨달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궁금한 부분들을 끝까지 탐구해 나가다 보면 결국 그게 기술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여러 질문들이 내부에서 생겨났습니다. 예를 들어 변압기를 가압할 때 발생하는 2고조파의 정체는 무엇인지? 고장 전류와 돌입전류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이런 질문은 강사들도 쉽게 대답하지 못하더라고요.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현상 자체 보다는 그럴 경우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해결하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심오한 전기적 현상들을 이해하려면 대학교 공업수학에서 배운 ‘퓨리에 트랜스폼’과 같은 수학적인 기초들도 필요합니다. 물론 몰라도 업무에 지장은 없지만 이런 궁금증을 남겨두게 되면 전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한달 동안 수업을 통해 생긴 궁금 증들을 하나씩 해결해 볼 계획입니다.
 

 

 

 

 

 

 


 

 

 

 

글로벌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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