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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LOG

자유의 여신상은 왜 녹색이 되었을까?

 

우리나라에 광복절이 있듯이 미국에도 ‘독립 기념일’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영국의 통치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고 독립을 선언한 美 독립기념일이 바로 오늘, 7월  4일인데요. 미국에는 독립을 기념하는 ‘자유의 여신상’까지 세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유의 여신상이 원래는 녹색이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사실일까요?

 

 

01

자유의 나라 미국의 상징, 자유의 여신상

   

 

미국, American Dream의 성지. 많은 인종이 뒤섞여 살면서 누구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이 나라는, 자유(Liberty)라는 신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그 배경에는 영국의 식민지로 독립을 염원했던 역사가 숨어있습니다. 1775년부터 1783년까지 이어진,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1883년 독립 혁명 100주년을 맞아 프랑스로부터 미국이 그리던 자유에 대한 상징을 선물 받게 되는데요. 이것이 바로 '세계를 밝히는 자유(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 곧 자유의 여신상입니다. 


에펠탑으로 알려진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를 맡아 더욱 유명해진 자유의 여신상. 전체 운송이 어려워 겉면을 구성하는 구리 동판을 300여 개 조각으로 분해한 뒤 운송해 미국에서 재조립하는 과정까지 거쳤는데요. 이 과정만 무려 4개월이 걸렸고 조립 과정 중 예산 소진으로 설치가 지연되자 기자인 ‘퓰리처’의 신문 모금 캠페인으로 겨우 완성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자유의 여신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02

자유의 여신상 이모저모

  

 

자유의 여신상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로마신화에 나오는 자유의 여신 ‘리베르타스(Libertas)’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세한 모습은 미국의 독립 그 자체를 나타내고 있죠. 


먼저, 머리에는 왕관을 쓰고 있습니다. 왕관에는 7개의 대륙을 상징하는 7개의 뿔이  달려 있는데요. 미국이 이룬 자유와 독립, 평화가 7대주에 햇빛처럼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입니다. 


또 자유의 여신상은 왼손에는 책을, 오른손에는 횃불을 들고 있는데요. 책에는 미국의 독립기념일 1776년 7월 4일이 로마자 ‘JULY IV MDCCLXXVI’ 로 새겨져 있으며 높이 치켜든 횃불은 세계를 밝히는 이성의 빛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외에도 노예 상태에서의 해방을 표현하기 위해 여신상이 끊어진 쇠사슬을 밟고 서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이처럼 자유의 여신상은 예술과 공학이 어우러진 작품성과 상징성을 인정받아 198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03

자유의 여신상에 숨겨진 화학 원리 

   

 

앞에서 자유의 여신상의 겉면이 구리판으로 제작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런데 우리가 아는 구리는 붉은 계열의 금속이 아니던가요? 자유의 여신상은 아주 밝은 녹색인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자유의 여신상은 원래 녹색이 아니었습니다. 구리의 붉은 빛을 가진 동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푸른빛으로 바뀌게 된 것이죠. 여기에는 깜짝 화학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구리(Cu)는 공기중에서 서서히 산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소(O)에 접촉하기 전 구리는 분홍빛을 띠는 주황색이지만 산소와 접촉해 산화한 구리는 산화구리(CuO)라는 이름으로 검게 변해버리죠. 하지만 공기중에는 산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산화구리는 공기중 이산화탄소(CO2)와도 결합하죠. 게다가 자유의 여신상이 위치한 곳은 뉴욕시, 북대서양으로 향하는 길목인 어퍼 만(Upper Bay)에 설치되어 있는데요. 이곳에서 다량의 습기와 눈·비(H2O)를 받은 자유의 여신상의 겉면은 결국 탄산구리(Cu2CO3+2O+2H)가 됩니다. 산소와 수소가 날아간 뒤 이 탄산구리는 ‘녹색’을 띠게 되죠.


일각에서는 자유의 여신상이 세워진 1800년대 후반에는 대기 오염이 심했기 때문에 자유의 여신상의 색이 변했다고도 합니다. 당시에는 석탄 발전을 사용하던 터라 대기 중에 많은 유황(S)과 이산화황(SO2)이 함유되어 있었고 산화된 구리와 대기오염으로 생성된 황산, 눈과 비 등의 물이 결합하면 화합물 Cu4SO4+O6+H6 이 생성되었다는 거죠. 탄산구리와 마찬가지로, Cu4SO4 역시 녹색을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04

국회의사당 지붕과 이순신 동상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산화되어 녹색이 된 구리를 찾을 수 있답니다. 바로 여의도에서요! 태권V가 출동한다는 국회의사당 지붕은 구리로 만들어져 원래는 붉은 빛의 갈색을 띠었는데요.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매연과 눈, 비의 영향으로 녹색으로 산화하였습니다. 


한편 광화문 한복판에서도 위엄있는 자세로 우뚝 서있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죠. 이순신 장군상 역시 구리로 만들어진 동상(銅像)입니다. 그러나 이 동상은 녹색이 아닙니다. 왜일까요? 


이순신 동상은 주조 당시 청동의 주자재인 구리가 부족해 탄피는 물론 심지어 놋그릇까지 녹여서 혼합했고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구리의 부식처럼 녹색으로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철 역시 산화가 잘 되는 재료이기 때문에 이순신 동상은 색만 변하지 않을 뿐 여러 군데 구멍이 나고, 표면이 부식되는 등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세월은 흘러, 자유가 없는 미국은 떠올리기 힘들고 녹색이 아닌 자유의 여신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7월 4일, 미국의 독립 기념일입니다. 녹색 빛의 여신상이 지키는 자유와 독립 정신은 비단 미국에서만 중요한 가치는 아니겠죠. 오늘 하루는 여신상이 상징하는 신념과, 화학이 빚어낸 신비로움을 함께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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