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hemiLOG

추석 선물 세트 속 푸짐한 화학 이야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있죠. 이는 하루하루가 쌀, 보리, 조, 콩, 기장 등의 다섯 가지 곡식과 백 가지 과일(오곡백과·五穀百果)이 풍성하고 즐거운 놀이를 하는 한가위 같았으면 좋겠다는 선조들의 염원이 담긴 말입니다. 이것은 마치 매일이 추석 연휴와 같았으면 하는 현대인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요?

추석 하면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한가위를 더 풍성하게 해주는 추석 선물이죠! 오늘은 오고 가는 추석 선물 세트 속 푸짐한 화학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01

빠지면 섭섭한 통조림 속 과학

   

 

추석 선물 세트라고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역시 ‘통조림’일 것 같은데요. 햄, 참치 등의 식품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고, 간편하게 조리해 먹기도 좋아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빼놓으면 섭섭하죠. 그렇다면 음식을 오랜 기간 동안 저장할 수 있는 통조림의 원리는 무엇일까요?

통조림의 원리는 바로, ‘가열’과 ‘밀폐’입니다. 음식물이 상하지 않도록 높은 온도에서 살균한 후 미생물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용기를 밀폐하는 것이죠. 이러한 통조림 캔에 사용되는 재질로는 주로 주석, 스테인리스스틸, 알루미늄 등이 사용되며, 식품과 접촉하는 부분은 에폭시 수지(Epoxy Resin)가 코팅됩니다. 에폭시 수지는 분자 내에 에폭시기(Epoxy Group)를 갖는 열경화성 수지를 통틀어서 일컫는 말인데요, 가장 많이 보급되는 유형은 비스페놀 A와 에피크롤히드린 사이의 단계 성장 중합*으로 만들어집니다.

선물 세트로 들어온 통조림을 보관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고온이나 직사일광을 피하고, 통조림에 직접 열을 가하는 행위는 피하셔야 합니다. 특히나 개봉한 통조림의 경우, 내용물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단계 성장 중합: 두 개 이상의 작용기를 포함하는 단량체들이 서로 반응하여 이량체, 삼량체, 다량체로 성장하여 고분자를 형성하는 방법

 

 

02

추석 대표 요리, 전을 위한 필수템 식용유

  

 

달콤한 약과부터 색깔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송편까지,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죠. 다양한 추석 음식 중에서 제일은 기름에 노릇노릇하게 부친 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을 부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음식이 팬에 들러붙지 않게끔 도와주는 식용유입니다. 식용유는 한 개의 글리세롤(Glycerol)과 세 개의 지방산(Fatty Acid)이 결합된 구조로 트리아실글리세롤(Triacylglycerol)이라고 알려진 분자입니다.

여기서 글리세롤은 C3H5(OH)3의 화학식을 지닌 지방족 3가 알코올입니다. 색과 향이 없고, 점성이 있는 액체이지요. 고대 그리스어로 ‘달다’를 의미하는 ‘gly-’가 이름에 있는 것처럼 단맛이 난답니다.

탄소 원자가 사슬 모양으로 연결된 카르복시산(R-COOH)을 통틀어 지방산이라고 합니다. 지방을 가수분해*하면 생기기 때문에 지방산이라고 불리게 되었죠. 지방산은 사슬의 길이에 따라 그 종류를 나눌 수 있습니다. 탄소 수가 5개 이하면 짧은 사슬 지방산, 탄소 수가 6개에서 12개면 중간 사슬 지방산, 탄소 수가 13개에서 21 이하이면 긴 사슬 지방산이라고 하죠. 덧붙여 탄소 수가 22개 이상일 경우 매우 긴 사슬 지방산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방산의 탄소와 탄소 사이에 어떤 결합이 이루어지는지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탄소 간 이중결합을 갖는 경우를 불포화지방산이라 하고, 단일결합을 갖는 경우 포화지방산이라고 한답니다.

 

*가수분해: 무기 염류가 물과 작용하여 산 또는 알칼리로 분해되는 반응


▶식용유로 만드는 대표요리! 튀김 속 과학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오감을 자극하는 바삭바삭한 튀김의 과학

안녕하세요, 블로그 지기입니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습니다! 더위가 가시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가을이 되니 입맛이 돌고 식욕이 왕성해지는 것

www.chemi-in.com

 

 

03

떫은 감의 달콤한 변신은 무죄!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이온데 왜 홍시 맛이 나냐 하시면…”이라는 유명한 대사를 기억하시나요? 바로 드라마 <대장금>의 명대사이죠. 가을을 대표하는 제철 과일인 감에도 숨겨진 화학 비밀이 있답니다.

설익은 감을 먹으면 입안이 텁텁하고, 떫은맛이 나죠. 감이 떫은맛을 내는 이유는 바로 페놀 화합물인 타닌(Tannin)때문입니다. 타닌은 물에 녹는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감 속에 함유된 타닌이 과즙에 녹아 나오면서 떫은맛을 내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물렁하게 잘 익은 홍시에서는 떫은맛을 전혀 느낄 수 없죠? 그렇다면 떫은맛을 내는 타닌이 당분으로 변화한 걸까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타닌은 수용성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수용성이었던 타닌이 감의 떫은 맛이 빠지는 탈삽 과정을 거치며 중합체를 형성함에 따라 액체에 녹지 않는 불용성으로 바뀌어 떫은 맛을 나타내지 않게 된 것입니다. 

감의 떫은맛을 없애기 위한 방법을 탈삽법이라고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알코올 탈삽법이 있습니다. 용기에 비닐이나 신문지를 깔고, 익지 않아 떫은 감에 알코올을 묻힌 후 공기가 차단되도록 밀봉하는 것이죠. 보통 20℃인 곳에서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달콤한 홍시가 된답니다.

 

 

04

사과의 새빨간 비밀

   

 

탐스럽게 잘 익은 과일 역시 대표적인 추석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아삭아삭함과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빨간 사과는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기도 하죠.

푸릇푸릇한 초록색을 자랑하는 사과는 익으면서 빨간색으로 변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사과 표피에 축적되는 화학물질, 안토시아닌(Anthocyanin) 때문이죠. 안토시아닌은 꽃이나 과실 등에 포함된 색소 배당체*입니다.

안토시아닌은 벤젠 고리 두 개가 세 개의 탄소에 의해서 연결된 구조로 되어 있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물질로, 두 개의 방향족 고리가 세 개의 탄소와 하나의 산소로 연결된 구조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안토시아닌의 종류는 400여 개 이상으로 그 수가 어마어마하죠.

그런데 여러분,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하면 떠오르는 사과는 사실 조선시대 전통 차례상에 올라가지 않았답니다. 사과는 1902년 구한말에 미국인 선교사가 대구에 처음 들여온 외래종이기 때문이죠. 물론 우리나라에도 예부터 재래 자생종인 ‘능금’ 이 있긴 했습니다! 다만 우리가 현재 먹는 사과와는 달리 신맛이 강해 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연히 우리나라의 전통 과일인 줄 알았던 사과가 사실은 외국에서 들여온 품종이었다니, 추석에 모인 친척들에게 사과 먹으며 뽐낼 tmi로 딱이지 않나요?

* 배당체: 하나 이상의 당(糖)이나 당산(糖酸)의 일종인 우론산으로 이루어진 탄수화물이 히드록시기 화합물과 결합하고 있는 물질의 총칭. 천연에 널리 존재하며 식물의 꽃이나 과일의 색소에서 많이 발견됨.


▶사과에 숨겨진 또 다른 화학 비밀이 궁금하다면?

 

사과는 왜 다른 과일을 빨리 상하게 할까?

상큼한 사과는 간식으로도, 간단한 아침으로도 딱 좋은데요. 혹시, 여러분은 냉장고에 과일을 보관할 때, 사과와 함께 보관한 다른 과일이 평소보다 더 빨리 상한 경험 한번쯤 있으신가요? 주

www.chemi-in.com

 

 

오늘은 주고받는 추석 선물 세트에 담긴 화학 이야기를 풀어보았는데요, 가득 차오른 보름달처럼 풍성한 이야기였나요? 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 모두 추석 귀성길 안전 운전 하시고 마음 풍요로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한화토탈에너지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