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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원유공장 드론테러 후에도 유가가 금방 회복한 이유

 

중동 국가들은 1908년 첫 유전 개발을 시작으로 그동안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석유의 최대 수혜자로 군림하며 지대한 영향력을 미쳐왔습니다. 전 세계 원유 시장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중동에서 발생하는 정치·군사적 불안은 국제유가의 큰 변동을 야기했는데요. 과거 국제유가의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변화의 핵심에는 중동지역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유지될 것 같았던 ‘중동 석유 패권’ 시대의 하락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중동 석유 시대가 막을 내리는 날이 올 것인지, 미래 에너지 시장은 어떻게 변화해 나갈 것인지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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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드론 테러

 

 

중동 석유시장 하락의 대표적인 증거는 바로 작년 12월에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드론 테러’ 사건입니다. 당시 드론 테러로 인해 원유 설비가 가동을 멈추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하루 평균 570만 배럴 이상의 원유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규모는 2019년 전 세계 원유 공급의 5%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역대급 원유 공급 차질 피해로 알려진 1979년 이란 혁명,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발생한 피해 규모보다 더 큰 수치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과거와 달랐는데요. 이란 혁명은 2차 오일쇼크의 기폭제가 되어 당시 1979년 배럴당 10달러 수준에서 횡보하던 유가를(WTI 기준) 단숨에 배럴당 30달러 이상으로 급등시켰고,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20달러 수준의 유가를 단 2달 만에 40달러 이상의 큰 폭으로 상승시켰습니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드론 테러 사태 또한 당일에는 유가가 19% 이상 치솟는 등 또 한 번의 급등 사태를 야기하는 듯했으나 빠르게 잠잠해졌으며, 단 2주 만에 원유 가격은 사고 이전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최근 1월에 발생한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 위기 속에서도 국제유가는 반짝 상승했을 뿐 금세 제자리로 돌아가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는 과거와 달리 현재는 파괴된 석유 시설을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할 기술력이 있으며, 전 세계적인 평화 시대의 흐름상 전운의 위기가 금방 진정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전 세계 원유 수급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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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셰일 혁명과 러시아의 등장

 

 

이러한 변화는 미국이 주도한 셰일 혁명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미국은 셰일오일에 힘입어 2018년을 기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순 수출국이 되었습니다. 2019년 미국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약 1,300만 배럴 수준으로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17%를 차지했는데요. 국제 원유 시장이 미국 중심으로 새롭게 바뀌어 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원유 생산량 3위의 러시아 또한 지속적으로 송유관을 개발하는 등 원유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동 리스크 만으로는 국제유가가 무조건 급등하거나 오랫동안 한 방향의 추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한편, 전 세계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에너지원이 등장한다면 앞으로 전 세계 에너지의 지정학적 판도 자체가 뒤바뀔지 모릅니다. 미래에는 석유 패권을 넘어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각 국가의 다툼이 더욱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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