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hemiPLUS

[서산탐구생활] 산사에서 보낸 하루, 서산 부석사 템플스테이

안녕하세요, 블로그 지기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진정한 시간은 12월이 아닌 1월이라고 합니다. 신정과 구정 사이의 그 뚜렷하지 않은 시간에 붙잡고 있던 지난해를 놓고 새해를 맞이하는 거죠.

 

지난해든, 지는 해든, 과거를 놓고 싶지 않은 것이 인간의 삶이겠죠. 여차하다간 지는 해를 놓지 못한 채 새해를 맞게 될 수도 있으니 시간을 정리하는 것에도 공을 들여야 하겠습니다. 길게 늘어진 해를 감아올리고 풍경 소리에 깨어나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곳. 서산 부석사에 ‘템플스테이’를 다녀온 서진영 작가의 여행기를 소개합니다.

 

 

01

하루 해를 끝까지 머금는 산사 

  

서해로 넘어가는 낙조 위로 저녁달이 스며들기까지, 하루 해를 끝까지 머금고 있어서일까요. 소복이 쌓인 눈이 좀처럼 녹을 줄도 모르는 겨울임에도 도비산 중턱 태안반도를 마주한 곳에 위치한 서산 부석사에는 온화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그냥 부석사를 검색하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영주 부석사로 향하게 될 확률이 높으니 꼭 주소를 검색해서 찾아와야 한다는 서산 부석사. 두 사찰은 한자 표기는 물론 신라시대 승려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유래까지 닮아있다고 합니다. 템플스테이 숙소 앞에서 합장으로 첫인사를 나눈 스님께선 무탈히 서산 부석사에 이르렀으니 이제 할 일은 그저 잘 쉬다 가는 것뿐이라고 하셨습니다.

 

 

02

마음을 쉬게 하며 나를 찾는 여행 

  

누구나 ‘마음을 쉬게 하는 여행’, ‘참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즐길 수 있는 템플스테이는 종교적인 이유보다는 휴식과 전통문화 체험 차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발우공양이나 108배 등 수행자의 생활을 경험해보는 체험형과 사찰에 머물되 행동은 자율에 맡기는 휴식형으로 나뉘는데 서산 부석사는 휴식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후 4시경 절에 다다라 하루 머물 방을 배정받고, 사찰 내를 산책하듯 한 바퀴 돌고 나면 저녁 공양을 알리는 종이 울린답니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밥상이지만 반찬 하나하나 천천히 곱씹게 되니 새삼 밥맛이 좋게 느껴졌습니다. 겨울에는 공양 마치는 시간이 해넘이와 딱 맞물려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범종 소리에 아득해졌던 시야가 되돌아오죠. 타종은 저녁 예불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참여는 선택이지만 수행자를 따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심신이 맑아질 것만 같아 스님 뒤에 가만히 자리를 잡고 서툰 정성을 쏟아보았습니다.

 

 

03

오롯이 사색의 하룻밤

   

예불을 마치면 날이 밝기까지 온전히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는 밤입니다. 고양이 눈 밟는 소리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산사의 적막은 무뎌진 감각들을 하나 둘 깨우고 바쁜 일상 틈에 잊고 있었던 일까지 불러오곤 합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일부터 생각만 해도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는 일까지 모두 곱씹어 보게 되지요. 화두*를 꺼낸다는 것이 뭐 특별한 일일까요?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앞으로도 흔들릴 나를 바로잡아줄 기준을 세우는 것, 그것이면 충분할 일입니다.


*화두 : 참선하는 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답을 구하려 애를 쓰는 문제

평소보다 훨씬 짧게 자고도 생각이 정리되서인지, 묵직하게 끓어오른 아랫목 덕분인지 새벽 예불을 알리는 종소리에 자연스레 눈이 떠졌습니다. 결국, 필요했던 것은 거창한 계획이나 포부가 아닌, 나를 돌아볼 최소한의 시간, 그만큼의 여유가 아니었을까요. 긴 여운으로 남을 서산 부석사에서의 하루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산사의 적막은 잊혀진 기억을 깨우고 새로운 마음을 다잡게 합니다. 부석사에서의 순간이 바쁜 현대사회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더없이 귀중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오늘 콘텐츠는 서진영 작가님의 부석사 템플스테이 수필로 구성해보았습니다. 무량수전도, 배흘림기둥도 없지만 태안반도가 펼쳐져 있고 서해의 낙조가 눈 앞을 아른거리는 서산 부석사, 여러분도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방문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 제공: 서진영)


📌서산 부석사 템플스테이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더 알고싶다면?
충남 서산시 부석면 부석사길 243   T. 041-662-3824

 

부석사 템플스테이

 

www.busuksa.kr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한화토탈에너지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