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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과학 4] 열역학 3법칙

 

안녕하세요. 열역학법칙에 대해 소개드리고 있는 한화토탈 공정연구팀 심상현 과장입니다. 지금까지 열역학 제 2법칙까지 알아보았는데요. 이를 통해 에너지는 양적으로 보존되지만 점차 비가역적인 방향으로 유용성이 낮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중 실제로 사용 가능한 에너지는 어떻게 나타낼까요? 이때, 쓰이는 개념이 바로 자유 에너지입니다. 오늘은 자유 에너지 개념과 함께 열역학 제 3법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01

자유 에너지의 개념

 

 

자유 에너지의 개념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어떤 계가 갖고 있는 내부 에너지로부터 사용할 수없는 무질서한 에너지는 빼주는 것이지요. 특히, 자유 에너지 중에서도 등온, 등압 조건의 깁스 자유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이를 발견한 미국의 과학자 조지아 윌라드 깁스의 이름을 따 깁스 자유 에너지라고 부릅니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위와 같습니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등압 조건에서는 ‘계’가 가진 내부 에너지의 개념과 유사하게 엔탈피를 사용합니다.

G는 깁스 자유 에너지, H는 엔탈피, TS는 온도와 엔트로피의 항으로 무질서한 에너지를 의미합니다. 즉, 물질이 가진 엔탈피에서 무질서한 에너지만큼을 빼준 깁스 자유 에너지만큼을 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에너지는 사용할 수록 엔트로피가 증가하므로 유용성이 낮아진다고 했는데 이러한 엔트로피의 특성을 무질서도가 증가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마치 물에 떨어뜨린 잉크가 무질서하게 퍼져나가는 것처럼요.

 

 

02

자발적 변화를 판단하는 깁스 자유 에너지

 

 

깁스 자유 에너지는 등온, 등압조건에서 두 상태의 변화가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지 판단 할 때 많이 쓰여요. 특히 화학 변화의 자발성을 얘기할 때 더욱 많이 사용됩니다.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의미해요.

 

A라는 상태에서 B라는 상태로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해보세요. 이때 깁스 에너지가 감소한다면 사용 가능한 에너지의 양이 감소했다는 의미가 되죠.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른 에너지 유용의 감소에 미루어 판단하면 이것은 자연스러운 방향이고 따라서 자발적이에요. 이제 감이 오시나요?

 

 

03

사례 1) 석탄 연소 과정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게요. 석탄을 연소하는 반응을 생각해보세요. 이것은 고체의 탄소가 산소와 결합하여 기체의 이산화탄소로 변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열을 방출하고 더 낮은 에너지 상태로 바뀌는 과정이에요. 이때, 낮은 에너지 상태로 바뀐다는 것은 엔탈피가 감소했다는 것이고 고체의 탄소가 기체의 이산화탄소로 변했다는 것은 분자 운동의 자유도가 증가한 것이므로 엔트로피는 증가한 것이지요.

 

따라서 엔탈피의 변화는 음의 값이고 여기에 엔트로피의 증가량은 양의 값이므로 당연히 깁스 자유 에너지는 음의 값에 양의 값을 빼준 음의 값이 되므로 자발적인 반응이 됩니다. 즉, 석탄이 이산화탄소로 변하는 과정에서 유용한 에너지가 감소된 것이지요.

 

 

04

사례 2) 수증기 액체화 과정

 

 

이번에는 수증기가 물로 응축되는 과정을 생각해볼까요? 이 경우도 기체가 액체가 되기 위해선 에너지를 방출 해야하므로 엔탈피 변화는 음의 값이 됩니다. 하지만 기체가 물이 되는 것은 물 분자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감소되고 다른 분자들과 인접하게되는 과정이므로 엔트로피는 감소하며 그 변화는 음의 값이 되죠.

 

따라서 이때는 엔트로피에 의한 무질서한 에너지 변화가 엔탈피의 변화를 초과하지 않아야 깁스 자유 에너지가 음의 값이 되어 자발적인 변화가 되는 반면, 초과하는 경우에는 자발적이지 않은 반응이 됩니다. 즉, 이 경우에는 온도가 높을 수록 사용이 무질서한 에너지의 크기가 커지므로 응축이 잘 일어나지 않게 되고 온도가 낮을수록 응축은 자발적으로 잘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열역학 제 2법칙 보러가기: https://hanwhatotal.tistory.com/364


우아!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정말 흥미롭게 설명하지 않나요? 그런데 간혹 여기서 엔트로피가 감소하게 되는데 어떻게 자발적인 변화가 될 수 있는지 혼동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이때는 제 2법칙의 정의를 다시 보셔야 해요. 바로 엔트로피가 항상 증가하는 건 ‘고립계’일 때에요. 즉, 고립계가 아니면 에너지의 출입에 따라서 엔트로피는 감소할 수도 있어요.

 

앞서 엔탈피를 정의 할 때, 등압 조건에서는 엔탈피의 변화는 계의 열 출입량과 동일하다는 것 기억나시나요? 깁스 자유 에너지를 생각할 때의 조건이 등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엔탈피의 변화를 고려하는 것부터 일단 고립계가 아니라는 것이에요. 따라서 고립계가 아닌 경우는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지 않을 수 있고 이때는 자발적인 변화의 여부를 자유 에너지로 판단한다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군요.

 

 

05

열역학 제 3법칙이란?

 

 

그럼 이제 열역학의 마지막 법칙인 제 3법칙을 설명 드릴거에요. 열역학 제 3법칙은 절대 0도의 불가능성을 설명하는 법칙이에요. 아니 0도면 0도지 절대 0도는 무엇일까요? 열역학 제 3법칙은 “절대 0도에 가까워질수록 엔트로피의 변화량은 0에 가까워진다”입니다.

 

‘계’ 내의 온도가 점차 낮아지는 상황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여기에 있는 분자들은 점차 운동이 줄어들 거에요. 이것은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엔트로피는 점차 감소하게 됩니다. 기체 상태에서 활발히 운동하던 분자들이 온도가 낮아지면서 액체로 바뀌고 다시 고체로 바뀌는 과정만 생각해도 자유 분방하던 이동이 점차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06

절대 0도, -273℃가 의미하는 것은?

 

 

그렇다면 무한히 온도를 낮춰가면서 엔트로피를 계속 감소시킬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폭은 온도가 낮아질수록 점차 줄어들고 특정 온도에서 0이 되기 때문이죠. 사실 이러한 온도에는 도달할 수가 없어요. 완벽한 상태의 질서를 만들지는 못하거든요.

 

하지만 과학자들은 온도가 점차 줄어들수록 엔트로피의 감소폭이 점차 줄어든다는 사실로부터 엔트로피의 변화가 0이 되는 온도를 계산해냈어요. 약 -273℃가 되는 지점이죠. 이 온도에서는 엔트로피의 변화가 0이 되므로 어떠한 상태로 변하든지 엔트로피는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아요.

 

따라서 이 온도가 바로 완벽한 질서이자 물질이라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온도인 것이죠. 그리고 이보다도 낮은 온도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온도를 가르켜 절대 0도라고 하는 것이에요.

 

 

07

켈빈의 온도, K란?

 

 

우리가 쓰는 섭씨(℃)라는 단위는 물이 어는점을 0℃, 끓는점을 100℃로 정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이 어는점과 끓는점 사이에는 1도 단위의 눈금이 100개가 있고 물이 어는점 아래에는 음수를 붙이죠. 하지만 절대 온도 단위는 이러한 눈금의 간격은 그대로 사용하되, 절대 0도를 0으로 삼은 것이며 켈빈(K)이라고 불러요. 그러므로 물이 어는 0℃는 약 273K이 된답니다.

 

이러한 절대 온도 단위는 물리량을 계산할 때 굉장히 유용하고 이때는 섭씨보다 켈빈을 더 자주 써요. 사실 물이 어는 점을 기준으로 위 아래만 봐도 물리량으로는 단순히 온도가 더 낮을 뿐인데 섭씨 온도를 사용하면 음의 부호(-)를 사용하게 되거든요. 물리량을 언급할 때 부호는 에너지 등의 출입 방향을 의미하기 때문에 섭씨 단위를 쓰는 것은 혼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절대 온도 단위를 사용하면 절대 0도 아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부호에 관계 없는 크기를 나타낼 수 있답니다. 한편, 섭씨나 켈빈 모두 눈금 간격은 동일하기 때문에 온도의 변화를 얘기할 때는 두 개념 모두 동일하게 생각해도 된다는 편한 점도 있지요.

 

지금까지 저와 함께 열역학 법칙을 이해하는 긴 여정을 함께 했습니다. 어땠나요? 비록 열역학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과 예시를 설명 드렸지만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열역학 법칙이라는 것도 결국 자연 법칙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일반화된 법칙인 만큼 여러분 스스로의 경험과 이를 통한 직관만큼 좋은 이해는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 이제 열역학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여러분 주변을 바라보세요. 경험만큼 좋은 배움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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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읽는 과학 3] 열역학 2법칙

☞ [쉽게 읽는 과학 2] 열역학 1법칙

☞ [쉽게 읽는 과학 1] 열역학 0법칙

 

 (글: 한화토탈 심상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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