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 사보 제작을 담당하는 디자인아띠의 설진웅 사원이 소개하는 한화이글스의 신뢰’. 

팬심 가득한 마음으로 정성스레 적은 진웅씨의 글을 한화토탈 블로그에서 소개해 드립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


응원가 가사는 긍정적이지만 지난 10년간 한화이글스의 성적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2007년 이후, 한화는 내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5번의 하위권과 5번의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2위를 유지하며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코치진이 달라져서, 라는 말로 이 변화를 다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이면에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을까. 정규 리그 2, 방어율 1, 48 32, 승률 0.600, 7 2일 현재 한화이글스의 시즌 성적이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한화 팬들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고, 가을야구를 기대하며 10년간 입을 일이 없던 점퍼를 꺼내 옷걸이에 걸고 있다. 올해 초, 전문가들은 코치진 외에 변화가 거의 없는 한화의 최하위를 점쳤지만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한화이글스의 도약 뒤에 숨어있는 세 가지 신뢰를 이야기해본다.

 

스태프와 선수 사이의 신뢰-리더와 팔로워

 

2018년 새로 부임한 한용덕 감독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지만 용병 투수 샘슨을 볼 때마다 “I believe”라는 말을 건넨다. 샘슨은 시즌 초반 부진하며 영입 실패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부정할 수 없는 한화의 에이스 투수가 되었다. 또한 한용덕 감독은 필승조와 추격조를 나눠 투수를 운용하는 타 팀이나 이전 감독과는 다르게, 불펜 모두를 순차적으로 기용하는 일명전원 믿을맨모드를 꾀하고 있다. 필승조와 추격조를 나눠 운용하면 특정 선수에게 무리가 갈 수도 있고, 누군가는 자신감이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용덕 감독은 불펜 투수들에게 연투를 시키지도 않고, 안타를 맞는다고 바로 교체하지도 않는다. 신인이라고 덜 기용하고 고참이라고 더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다. 그 결과 불펜 투수진 모두에게 충분한 휴식시간과 공평한 기회가 돌아가고 있고, ‘불펜 전원 필승조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화이글스 이용규 선수


타선도 마찬가지다. 올해 데뷔한 선수가 타석에 올라가고 수비를 맡는가 하면, 베테랑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자 작년까지 부진하던 선수나 데이터가 별로 없는 선수,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를 과감히 기용한다. 그리고 이 결과 또한 대단하다. 데뷔 무대에서 신인은 홈런포를 날렸고, 기회를 얻은 선수들은 자신감과 함께 실력이 상승하며 주전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활약해주고 있다. 홈런을 친 선수가 홈 플레이트를 밟은 후 한용덕 감독의 가슴을 주먹으로 때리던 장면은 팀 내부가 수평적 구조로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한편, 수장을 필두로 한 스태프들이 선수들에게 보내는 신뢰가 응답받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어느 조직에서건 리더와 팔로워 간의 신뢰는 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고리 중 첫 번째다. 한화이글스 2018시즌 들어 이 고리를 다시 연결했고, 다른 어느 팀들보다 견고하게 묶어놓았다.

 

선수 사이의 신뢰-구성원

 

선수들은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오늘 내가 잘 하면 내일은 누군가 또 잘 해줄 사람이 있다는 믿음이 생기니까 편하게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모든 선수가 항상 잘할 수만은 없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부담감을 털어내야만 다음 컨디션을 안배할 수 있다. 요즘 한화 벤치에서는괜찮아라는 말이 일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냥 던지는 말이 아니다. 저번에 내가 조금 부진했어도 너희가 뒷받침해줘서 괜찮았듯이, 오늘 네가 좀 부진해도 내가 뒷받침할 수 있어괜찮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괜찮아를 듣는 선수들도 정말 괜찮다고 느끼며 다음 기회를 준비한다.


한화이글스 이용규 선수

 

한 경기에서는 고참 선발 투수가 5이닝 동안 공을 던져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현역 최다승을 갱신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어 마운드에 오른 후배 불펜 투수가 홈런을 두 개나 맞으면서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 교체된 후배 투수는 선배 투수 옆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불편한 분위기로 보일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고참 투수는 후배 투수의 커브볼을 칭찬하며 구종을 계속 키우라고 말했다. 자신의 기록은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것이다.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선수들끼리도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힐 정도니 선수들 사이의 신뢰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현업의 밑바탕은 구성원끼리의 신뢰가 있어야 단단히 다져진다. 조직에서의 구성원은 때로 경쟁하는 사이가 될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협업하는 관계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상대를 신뢰하며 팀플레이를 하는 것, 이것이 한화이글스가 만들어낸 두 번째 신뢰의 고리다.

 

구단의 신뢰-조직

 

한화 프런트는 2017시즌에 단장을 필두로 언론을 통해 스태프들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결국 감독 경질 결단을 내렸다. 결과론적으로 스태프가 바뀐 현재 한화이글스가 좋은 성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야구는 선수단과 스태프로만 이끌어가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 뒤를 후원하는 구단 프런트 또한 팀의 한 축이다. 이 두 축이 서로 갈등을 빚었다는 것은 팀 내 신뢰가 완전히 깨져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이글스 제라드 호잉 선수

 

현재 프런트와 구단은 스태프와 충분히 소통하며팀 리빌딩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공감하고 있다. 단장과 프런트는 최대한 언론 인터뷰를 자제하며 든든히 팀을 뒷받침하고 있고, 선수단과 스태프는 경기를 통해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중이다. 리더와 팔로워, 구성원끼리의 신뢰가 아무리 단단히 묶여 있더라도 조직이 자신의 구성원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뒷받침하지 못하며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써만 본다면 조직 내 신뢰는 생겨날 수가 없다. 2018시즌 한화이글스가 일궈낸 신뢰의 고리 중 마지막은 바로 이 조직의 신뢰다.

 

2018시즌을 시작할 당시 한화이글스의 목표는 성적이 아니라 한 번 더 최하위에 머무르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젊은 선수들을 영입해 팀 재건의 발판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태프와 선수 사이의 신뢰, 선수끼리의 신뢰, 구단의 신뢰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최하위 탈출은 물론 상위권으로 한화이글스를 도약시키고 있다. 팬들 또한 9경기 연속 홈경기 좌석을 매진시키며 팀에게 열렬한 지지와 신뢰를 보내고 있다. 2018시즌 한화이글스의 도약이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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