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유명 배우 ‘오드리 헵번’이 출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유명한 영화인데요. 영화 속에서 오드리 헵번은 ‘Tiffany’s’라는 보석 가게 앞에서 다이아몬드를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제목도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고 지어졌답니다. 영화가 인기를 얻으며 덩달아 유명해 진 것이 바로 티파니 보석상의 ‘다이아몬드’인데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한가지! 요즘엔 이 다이아몬드를 화학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01
가장 단단한 욕망,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는 탄소로 이루어진 천연 광물입니다. 천연 광물 중에서는 경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죠. 특유의 단단함과 빛나는 광채로 결혼 예물로 자주 사용되는 보석입니다.
다이아몬드는 오직 탄소로만 이루어진 광물인데요. 연필심의 재료인 흑연 역시 탄소로만 이루어진 물질입니다. 똑같이 탄소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두 재료는 왜 색부터 단단함, 그리고 가격까지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이유는 바로 탄소의 결합 구조에 있습니다. 1개의 탄소 원자는 최대 4개의 다른 원자와 결합할 수 있습니다. 흑연은 1개의 탄소 원자가 다른 2-3개의 탄소 원자와 결합해 육각형을 이루는 얇은 판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죠. 반면, 다이아몬드는 1개의 탄소 원자가 4개의 탄소 원자와 수평 수직적으로 치밀하게 결합되어 정사면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같은 구성물질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결합되어 있느냐에 따라 이렇게 큰 차이가 난답니다.
*경도: 광물의 단단한 정도
02
빛나는 다이아몬드 뒤 어두운 이면, 환경 파괴
다이아몬드 특유의 탄소 결합 구조는 특정 환경에서 생겨나는데요. 이 같은 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다이아몬드는 지각 아래 땅 속 깊은 곳에서 생성됩니다.
대부분의 다이아몬드는 지하 120~250km의 맨틀에서 생성됩니다. 자연 상태의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려면 산을 깎아내리고 지하 깊게 광산을 파야 합니다. 때문에 다이아몬드 채굴 광산 근처는 삼림 벌채, 토양 침식 등 환경 파괴가 심하죠.
또한 채굴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계에서는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할 때 최소 0.1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500L의 물이 사용됩니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세공하고 전세계로 유통하는 과정까지 포함하면 1캐럿의 다이아몬드는 1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탄소로 이루어졌지만 다이아몬드가 우리 곁에 오기까지는 그 화려한 명성 뒤에 탄소 배출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었습니다.
03
연구실에서 만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천연 다이아몬드로 인한 환경파괴가 심각해지면서 다이아몬드를 인공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바로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키운 다이아몬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 Grown Diamond)’입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주로 ‘고압 고온 방식(HPHT, High Pressure High Temperature)’이나 ‘화학기상증착 방식(CVD, Chemical Vapor Deposition)’으로 생산됩니다.
고압 고온 방식이란 천연 다이아몬드가 생성되는 조건을 모방해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앞서 다이아몬드는 탄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온, 고압 환경인 지하 깊은 곳에서 생성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와 비슷한 환경을 구현해 정제된 순수 흑연과 촉매 혼합물을 높은 열과 압력에 반응시킵니다. 이때 흑연의 탄소 원자가 작은 결정에 흡착되며 인공 다이아몬드가 생성되는 것입니다.
화학기상증착방식은 주로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되는 공정인데요. 메탄, 아세틸렌, 일산화탄소 등 탄소가 포함된 가스를 사용합니다. 먼저 장비에 가스를 주입하고 마이크로파를 형성해 가스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듭니다. 이때 가스가 분해되면서 탄소가 추출되어 준비된 기판에 쌓여 다이아몬드가 되죠.
이러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성질을 지니면서도 가격면에서는 1/5수준으로 저렴하고, 환경오염이나 노동력 착취 등의 인권침해 가능성이 낮아 주목받고 있답니다.
*플라즈마: 기체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되어 기체상태를 뛰어넘어 전자와 양전하를 가진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
04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4C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자연에서 채취한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동일한 진짜 다이아몬드인데요. 천연 다이아몬드처럼 다이아몬드의 품질을 평가하는 표준 기준인 ‘4C’로 평가합니다.
4C는 밝기와 광채를 조절하는 비율과 대칭 형태를 만드는 ‘컷 (Cut)’, 다이아몬드의 순도를 판단하는 ‘투명도(Clarity)’, 다이아몬드 고유의 색인 무색에 가까운 ‘색상(Color)’, 그리고 중량을 뜻하는 ‘캐럿(Carat)’으로 판단합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인공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천연에서 채굴하기 어려운 크기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색상으로도 제작 가능합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4C 기준에 따라 좋은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친환경적인 특성 덕분에 최근에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드리 헵번이 보석상 앞에서 다이아몬드를 보며 아침을 먹는 장면은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며 해당 보석상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는데요. ‘탄소’라는 작은 원소로만 이루어진 광물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넘어 환경을 위해 실험실에서 태어나기 까지, 다이아몬드의 무궁무진한 매력은 어디까지일까요?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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